어떤 사람들은 거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좋은 삶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실직했다고? 잘됐네, 신나게 놀아보자!”, “남편이 바람이 났다고? 아직 건강하고 열정적인가 보네!”, “ 아들이 학교에서 말썽부리다가 퇴학당했다고? 대학등록금 걱정할 일은 없겠네!”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삶은 때때로 엉망진창이라는게 사실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자.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더 짙어지고 오래가며 여러 문제를 만들고 만다. 한결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일종의 회피다. 삶의 역경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다. 좋은 가치관과 실행에 따른 판단 기준을 확립한다면, 삶의 역경은 오히려 우리에게 활력과 자극을 준다.

사실 삶의 문제는 단순하다. 일이 꼬인다. 사람들이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사고가 터진다. 이런 일들이 생기면,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기분이 더럽다!). 하지만 괜찮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정신 건강의 필수 요소다(정신이 건강하려면,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이 교차 순환되어야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 문제를 풀지 않고 미루는 것이다(숙제를 하지 않고 미루는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려면, 부정적인 감정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건전한 방식으로,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비폭력이라는 가치를 수호하는데, 이를 위한 기준은 욕과 손찌검 그리고 소리를 지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난 화가 났을 때 분노를 표출하긴 하지만, 절대로 상대방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감정절제 훈련 이전에는 나도 화가 나면 가족에게 소리를 지르고 욕을 했었다) . 절대로 분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분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삶의 일부다. 단언컨대, 화를 내는 게 엄청나게 도움이 될 때가 자주 있다. 감정은 피드백 메커니즘임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욕을 하고 소리를 치는 행동이지 분노가 아니다. 분노는 여러분에게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라는 명령을 전달하는 것 뿐이다. 전달자인 분노를 탓하지 말고, 내가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을 탓하라.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습관이 들면, 삶에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건 진리이다!)을 부정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를 부정하면, 문제를 풀어 행복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된다. 삶의 문제는 삶에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준다. 따라서 문제를 피하다 보면, 우리는 짦은 시간은 즐거울지 모르겠으나, 무의미한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맛있는 피자를 먹을 때 보다 걷기대회 완주할 때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핸드폰게임에서 이길 때 보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을 때가 더 행복함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다. 자동차를 살 때보다 사업을 시작해 돈을 조금씩 벌기 시작할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물론 이런 활동은 스트레스를 주고, 고되고, 때로는 피곤하고 눈물이 나기도 한다. 또 가혹한 문제를 연이어 낳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의미있는 순간이자 가장 기쁜 일이다. 고통과 투쟁은 물론 분노와 절망까지 따르겠지만, 일단 해내고 나면 훗날 촉촉한 눈매로 과거를 회상하면서 손주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말했다. “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투쟁했던 나날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쾌락, 물질적 성공, 나는 다 안다는 태도, 무한 긍정과 같은 가치는 삶의 이상으로 삼기에 적절치 않다. 한 사람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쾌락, 성공, 지식, 긍정과는 거리가 멀다. 중요한 건 좋은 가치 확립과 실행판단에 따른 기준을 정하는 것이다. 그려면 즐거움과 성공은 그 결과로 자연히 따라온다. 즐거움과 성공 자체로는 공허한 쾌락일 뿐이다.

[미션]오늘 감사한 일 3가지를 적어보세요

글. 구성심리상담센터 이은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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